명조의 스토리를 황룡 제1장 제4막 [변정에서 울리는 칼날의 소리]까지 완료한 후, 나는 커뮤니티를 열어 명조의 스토리와 설정에 대해 검색해야만 했다. 왜냐고? 이 게임이 대체 무슨 소릴 하는 건지 도통 알아들을 수 없었거든!
현재, 명조의 스토리와 번역은 빈말로도 좋다 할 수 없다.
똑같은 임무 아이템을 한쪽은 '노선도', 다른 한쪽은 '루트 맵'이라고 부르는 등, 곳곳에서 오역이 발견되고 있다.
'망고스틴'으로 대표되는 스토리 역시 이해하기 어렵다. 큰 틀의 이야기는 이해할 수 있지만, 난 아직도 금희가 준 네 신물에 담긴 뜻이 어떻게 그렇게 해석되는지 이해하지 못하겠다. 다들 자기 하고 싶은 말만 해대니, 아무것도 모르는 플레이어는 대화의 흐름을 따라갈 수 없다!
그래서 명조의 스토리와 번역에 대해 지적된 사항을 내 나름대로 정리해 보기로 했다.
설정
붕붕물류
얼핏 보기에 '붕붕물류'와 '무무물류'는 별개의 회사로 보이지만, 사실 이 둘은 동일한 회사이다.
중국어 원문은 '呜呜物流'이라 되어 있는데, 발음이 [wūwūwùIiú]이다.
처음 呜呜物流을 번역할 때, 4번 뜻인 '붕붕'을 따와 '붕붕물류'로 번역했지만, 呜呜物流는 발음을 이용한 말장난이기 때문에 이후 '무무물류'로 번역을 바꾸었다. 하지만 아이템 플레이버 텍스트는 미처 번역을 바꾸지 않은 모양이다.
해당 단어의 영어 번역은 'Lollo Logistics', 일본어 번역은 'ブブ物流(Bubu Butsuryu)'로, '무무물류'와 마찬가지로 말장난을 잘 살렸다.
「용의 별자리」
현재 한국어 번역에서는 금주의 수호신을 단순히 「용의 별자리」라고 번역했지만, 중국어 원문은 「角」이다. 네이버 라운지에 있는 금희 캐릭터 DB 역시 '수호신 「각」'이라고 부르고 있다. 제대로 된 번역이라면 '「용의 뿔」' 정도로 번역했을 것이다.
양양이 말하길, 황룡의 수호신은 원래 하나였지만 지금은 분할되어 각지를 보살핀다고 하였다. 정황상, 용의 신체부위가 일곱 부위로 나뉘어 각지로 흩어진 모양이다. 이 모든 수호신을 한데 묶어 부르는 명칭이 바로 「용의 별자리」이다.
- 황룡의 수호신들: 「용의 별자리」
- 금주의 수호신: 「용의 뿔」
대충 이렇게 된다.
1.0 버전의 종료 시간은 2024년 6월 28일 05:59(UTC+8)입니다. 서버 정지, 점검 및 버전 업데이트 후, 『명조:워더링 웨이브』 1.1 버전 「승소산에서 울렸던 경칩 소리」 — 신규 지역 [승소산], 신규 공명자 [금희]와 [장리], 신규 보스 [용의 별자리]가 1.1 버전에서 방랑자님들에게 보여질 예정입니다.
하지만 공지사항에서조차 여전히 「용의 별자리」를 고수하고 있어, 앞날이 매우 걱정된다.
시스템
공감 스킬
'공명 스킬'의 초기 번역은 '공감 스킬'이었나 보다. 이것 역시 중간에 바뀐 번역을 통일하지 못한 결과로 추측된다.
이야기
'막타'
'막타'는 게임 용어라, 일상 대화에 쓰기 적합하지 않은 용어이다.
이게 어느 느낌이냐면, 뉴스에서 노인 복지 관련 보도를 내며 '딸피'라는 용어를 사용하는 걸 보는 것과 비슷할 것이다.
'망고스틴'
이 글을 쓰게 된 직접적인 이유이자, 제일 짜증 났던 부분이다.
한 커뮤니티 유저가 '왜 명조 스토리가 이렇게 되었나'에 대해 추측한 글을 내 방식대로 옮겨 적어보았다.
방랑자와 만나기 전, 금주의 상황은 다음과 같다.
- 수호신인 「용의 별자리」가 잔성회의 수작에 의해 사라짐
- 잔성회가 금주 내에 암약하고 있음
- 스스로의 힘만으로 이 위기에서 벗어날 수 있을지 미지수
크라운리스가 나타나고 방랑자에 의해 소탕되자, 금희는 강력한 방랑자가 금주에 나타났음을 알게 되었다. 그걸 금희가 어떻게 알게 되었는지는 작중 묘사가 되어 있지 않아 알 수 없다.
금희는 방랑자가 금주에 나타났다는 것만 알지, 방랑자가 언제 금주에 왔는지, 정확히 누구인지 전혀 알지 못한다. 그래서 금희는 금주 전역에 공개 방송을 송출해 '손님'들을 변정에 불러 모았다.
이제 변정에 모인 손님 중 금희가 찾는 방랑자를 찾아야 한다. 이건 사람들의 주파수를 볼 수 있는 산화가 맡았다. 방랑자와 금희는 다른 사람들과 달리 매우 순수한 주파수를 지녔기 때문이다. 산화의 선별을 통과하지 못한 '손님'들은 산화에게서 '당신은 그 손님이 아니다'와 같은 말만 듣고 그대로 내쫓겼다.
방랑자를 찾았지만, 금희는 방랑자가 잔성회에 이미 포섭된 건지 아닌지 알지 못한다. 그래서 금희는 방랑자에게 곧바로 「황룡 아카이브」의 위치와 향후 계획을 알려주는 대신, 네 개의 신물을 산화를 통해 대신 전달했다.
네 신물의 목적은 간단하다. 방랑자가 신물에 담긴 수수께끼를 풀며 누구와 만나고 어떻게 행동하는가를 관찰해, 방랑자가 잔성회와 붙었는지 아닌지를 판단할 수 있는 시간을 벌기 위한 것이다.
방랑자가 잔성회 간부, 스카와 소원 연못 마을에서 처음 만나 싸우는 모습을 산화가 멀리서 지켜보고 있었으며, 이를 통해 산화는 잔성회가 자신들보다 한발 늦게 방랑자와 접촉했음을 알게 되었다.
바둑 이야기는 괜히 나왔던 것이 아니었다. 만약 방랑자가 잔성회에 포섭되었다는 가정을 하고, 그 시기에 따라 금희가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를 정리해 보자.
- 산화와 만나기 전
방랑자는 신물을 얻고 난 후, 이에 대한 정보를 잔성회에 전달하기 위해 어떤 움직임을 취했을 것이다. 방랑자를 몰래 감시 중인 산화는 이를 즉시 금희에게 보고할 것이고, 금희는 「황룡 아카이브」의 정보가 잔성회에 넘어갔다는 걸 확인하고 이에 대한 대비를 강화할 것이다. - 산화와 만난 후
첫 번째와 별반 다를 것이 없다. - 방랑자에게 향후 계획에 대해 설명한 후
잔성회에 「황룡 아카이브」의 위치와 계획 모두가 흘러갔으므로, 국가기밀만 적에게 넘겨준 셈이 된다.
즉, 금희는 방랑자를 두고 잔성회와 계속 수싸움을 하고 있었던 것이고, 그 결과는 방랑자가 금희의 손을 들어줌으로써 금희의 승리가 되었다.
마침 잘 정리된 영상이 있어, 가져왔다.
게임이 당시 상황을 상세하게 알려주지 않고 '방랑자가 이미 다 눈치챘다'라는 식으로만 대충 설명하고 넘어갔기 때문에, 공식이 다른 말을 하지 않는 이상, 난 이 해석을 옳은 것이라 생각하기로 했다.
「저편의 슬픈 노래」
영어 번역인 'Stygian Lacrimosa'와 비교하면 아쉬움이 드는 번역이다.
Stygian은 그리스 신화의 '스틱스 강'에서 온 단어로, 부정적인 의미의 '(무섭도록) 어둡다'라는 뜻을 가졌다. Lacrimosa는 '눈물겨운', '눈물을 유발하는'이라는 뜻이 있지만, 장송곡(레퀴엠)이란 뜻 역시 갖고 있다. 따라서 'Stygian Lacrimosa'는 '어두운 장송곡', '어둠의 장송곡', '슬픔의 장송곡' 정도로 해석하는 것이 제일 어울린다고 볼 수 있다.
해당 임무의 스토리를 생각해 봤을 때, 장송곡 쪽이 더 나은 번역이 아닐까 생각한다.
적 및 아이템
까부는 원숭이
'까부는 원숭이'가 '시끄러운 원숭이'로 번역이 바뀌었는데, 나머지 부분은 여전히 '까부는 원숭이'이다.
보라색 산호
'테티스 산호'를 먹었는데 '보라색 산호'를 먹었다고 메시지가 뜬다.
음험한 백로
서로 다른 세 번역이 동시에 나타났다…
크라운리스, 무망자, 더 엑시온
크라운리스, 무망자, 「더 엑시온」 셋은 서로 연관점이 매우 깊은 잔상/명식이다.
중국어 | 영어 | 한국어 |
---|---|---|
无冠者(무관자) (관위 없는 자) | Crownless | 크라운리스 |
无妄者(무망자) (꿈꾸지 않는 자) | Dreamless | 무망자 |
无相燹主(무상선주) (형태 없는 들불의 주인) | Ovathrax | 더 엑시온 |
무상선주의 영어명, Ovathrax의 Thrax는 그리스 신화의 전신, 아레스의 아들이라고 하니, 전쟁의 명식인 무상선주와 전혀 관련 없는 이름은 아닌 셈이다.
하지만 한국어 번역은 정말 근본이 없어 보인다. 无妄者를 '무망자'라고 번역했으면서, 无冠者는 '크라운리스', 无相燹主는 '「더 엑시온」'이라는 뜬금없는 이름을 가져다 붙여놓는 만행을 벌였다.
캐릭터
앙코
질주 대사
앙코가 달릴 때 "메에~, 따라와!"라고 하는데, 이는 오역이다.
앙코의 두 양 인형의 이름을 잠시 알아보자.
중국어 | 영어 | 일본어 | 한국어 |
---|---|---|---|
黑咩(흑미) | Cosmos | 黒メェ(쿠로메) | 그늘이 |
白咩(백미) | Cloudy | 白メェ(시로메) | 구름이 |
여기서 咩는 '미에~' 하는 양 울음소리를 뜻한다. 그래서 중국어와 일본어 번역은 양 울음소리를 살린 번역을 했으며, 한국어 번역은 '그늘이', '구름이'라는 색깔과 잘 어울리는 초월 번역을 했다.
그런데 앙코의 질주 대사인 "메에~, 따라와!"에서 문제가 생겼다. 앙코가 왜 갑자기 양 울음소리를 내는지, 대체 누구에게 따라오라고 하는 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이는 인형의 이름에 양 울음소리가 들어간 탓에 번역이 잘못되었기 때문이다. 중국어와 일본어 음성을 들어보면 양을 부르듯 "메에! 따라와!"라고 하는데, 한국어 음성은 "메에~"라며 양 울음소리를 낸다. 영어 음성은 "Woolies, keep up! (털뭉치들, 따라와!)"라고 되어 있다.
따라서 "메에~" 부분은 자신의 두 양을 부르는 말이므로, "양들아, 따라와!"라고 바꾸는 것이 더 적합하다.
앙코 뱃속에서 배를 탈 수 있어!
알토가 눈앞에 펼쳐진 광경을 보고 멋진 시를 지으려는 찰나, 앙코가 그걸 이용해 말장난을 하는 개그가 있다.
중국어 원문:
알토: 큰 호수의 물이 하늘 위에서 내려와 (大泽之水天上来)
앙코: 앙코 뱃속에서 배를 저을 수 있다 (安可肚里能撑船)
알토의 말은 중국 유명 시의 구절을 살짝 바꾼 것이고, 앙코의 말은 뱃속에서 배를 저을 수 있을 만큼 그 인물의 도량이 크다는 속담을 이용해 물을 잔뜩 마셨다고 바꿔 말하는 말장난이다.
둘 다 중국 시와 속담을 이용한 것이라, 이에 상응하는 표현이 없는 영어와 일본어 번역은 '앙코가 물을 다 마셔버렸다'는 말장난을 살리는 번역으로 바꾸었다.
영어 번역:
알토: 오 장엄한 비여, 그대는 하늘의 선물 (O magnificant rain, you are a gift of the heavens)
앙코: 그리고 앙코가 그걸 다 마시지! (And Encore's drinking it all up!)
일본어 번역:
알토: 호수의 물, 하늘이 준 은혜 (沼の水。天からの恵)
앙코: 앙코가 다 마셔버려! 후르르륵! (アンコが全部飲んじゃう! ずぞぞぞ!)
하지만 한국어 번역은 이도저도 아닌 이상한 번역이 되어버렸다.
한국어 번역:
알토: 큰 호수의 물이 하늘로 올라가
앙코: 앙코 뱃속에서 배를 탈 수 있어!
알토의 말은 '큰 호수의 물이 하늘 위에서 내려와'로 번역해야 올바르며, 앙코의 말은 그냥 직역을 해버린 탓에 말장난이 죽어버려 영 생뚱맞은 말이 되어버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