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하강

오늘도 하강을 갔다.

원래 계획은 주말에 하려다 미처 못한 주간 전설을 도는 것이었지만, 어쩌다 사람이 모이고 모여서 서로 '콜? 콜!'을 외치며 하강으로 달려가게 되었다.

 

첫 번째 판은 네메시스를 보지도 못하고 6층에서 전멸했고, 두 번째 판은 네메시스를 이기지 못하고 전멸했다.

플레이어가 수가 많아질수록 난이도가 급격하게 올라가는 것 같은데… 매시브야, 이게 맞니?

그리고 대망의 세 번째 판.

네메시스를 격파한 것은 물론이요, 13층까지 무난하게 등반했다.

이번엔 역병이 없어 평소보다 네메시스를 처치하기 힘들었지만, 팀원들의 분전 덕분에 네메시스를 모두 처치할 수 있었다.

이번에 느낀 건, 트라우마로 실명을 거는 것도 나름 쏠쏠하다는 것이다.

다만 실명도 상태 이상 효과라서, 실명을 걸다 보면 실명의 지속 시간이 점차 줄어든다. 그래서 나중에는 분명 머리를 맞춰 실명을 걸었는데도, 다른 총으로 바꾸고 나서 보니 어느새 실명이 풀려있는 상황이 나왔다.

 

하지만 우리의 운은 딱 거기까지였다. 13층에서 로그를 만났는데, 전부 로그에게 썰려버렸다.

여태껏 하강에서 나오는 로그의 수는 그룹 내 플레이어의 수와 동일한 줄 알았는데, 이번에 나온 로그의 수는 우리보다 하나 더 많은 다섯이었다.

로그 한 마리는 어떻게 끊어낼 수 있었지만, 나머지 네 마리 로그의 협공을 도저히 버티지 못하고 하나하나 차가운 바닥에 몸을 뉘게 되었다.

 

이번 하강 세션을 요약하자면 이상하게 트라우마가 많이 나온 세션이었다.

특급 탤런트는 초반에는 잘 안 나오다가 나중 가서야 잘 나왔고, 일반 탤런트 역시 나쁘지 않은 탤런트만 쏙쏙 잘 뽑아 간 나머지, 포인트가 남아돌 정도였다.

하지만 무기 운은 정말 더럽게 없었다. 초반에 뽑은 무기를 13층까지 그대로 들고 가야 했거든.

팀원들의 말을 들어보니, 현재 하강은 그룹 내 플레이어의 수가 늘어날수록 그 난이도가 급격하게 증가하는 것 같다고 한다. '정말 그런가?'하고 의문이 들었지만, 34층까지 가본 사람의 말이니 믿을 수밖에.


곧 TU 18.1 패치가 있을 거라고 하는데, 예정된 패치에 대한 글을 읽어보아도 영 신통치 않다. 무언가 획기적으로 달라지는 게 아니라, 단순히 버그를 고치는 정도의 패치이기 때문이다.

개인적으로는 하강의 밸런스 조절을 바랐지만, 뭐, 버그를 고치는 것만 해도 감지덕지한 게 이 게임 아니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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