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디비전을 하면서 계속 느끼는 것이 하나 있다.
너무 어렵다.
솔플도 어렵고, 파티플도 어렵다.
차라리 파티플은 서로의 모자란 부분을 채워줄 수라도 있지, 솔플에서는 나 혼자 탱킹, 힐링, 딜링 모두를 다 담당해야 한다.
결국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어디 한 곳에 짱박혀서 '니가와'를 시전하는 것밖에 없다.
새로운 특급 무기, 불릿 킹을 파밍 하기 위해 파티플을 하고 있다.
다른 파티원이 자신의 무기를 보정할 동안, 나는 다른 파티원들과 함께 기차놀이를 했다.
기차놀이에도 나름대로 공략이 있다.
그냥 단순히 다른 사람의 뒤에 서서 감정 표현을 하면 앞사람과의 틈이 적잖게 벌어지게 된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앞 캐릭터와의 간격을 더 좁혀야 한다.
앞 캐릭터의 등에 딱 붙은 후, W
키를 짧고 빠르게 몇 번 누르면 내 캐릭터가 앞으로 약간 더 전진하는데, 이때 감정 표현을 하면 앞사람과의 틈이 거의 없는 기차를 만들 수 있다.
이래 봬도 이런 캐릭터 겹치기를 디비전 1편 때부터 해온 몸이다.
드디어! 불릿 킹을! 얻었다!
내가 직접 얻은 것은 아니고, 같은 파티원인 페로님이 자신은 이미 불릿 킹이 있다며 불릿 킹을 주셨다.
그 당시 불릿 킹이 없던 사람은 나와 네기님 이렇게 둘 뿐이었고, 페로님이 이번에 얻은 불릿 킹은 하나이니 둘 중 하나만 불릿 킹을 가져갈 수 있는 상황.
페로님이 말씀하시길, "내가 하는 감정 표현을 가장 먼저 똑같이 따라 하는 사람에게 이 불릿 킹을 줄게요"라고 하셨다. 가위바위보로 누가 아이템을 가져갈지 결정하는 건 봤어도 감정 표현 따라 하기는 정말 처음 보는 내기였다.
결국 내가 페로님의 셀카 감정 표현을 가장 먼저 따라함으로서 불릿 킹을 가져가게 되었다.
디비전에는 /
명령어를 이용해 빠르게 감정 표현을 할 수 있다. /참선
이나 /가위바위보
와 같은 식으로 말이다. 내가 페로님의 감정 표현을 빠르게 따라 할 수 있었던 것 역시 /셀카
명령어를 이용해서였다.
나중에 네기님의 불릿 킹도 페로님이 얻어다 주셨다. 네기님의 불릿 킹의 수치가 조금 더 높아서 부러웠지만, 불릿 킹이 있는 것만 해도 어디인가.
네기님도 나도 오늘이 불릿 킹 파밍 5일 차였는데, 페로님 덕분에 파밍을 끝낼 수 있었다.
페로님이 말씀하시길 내가 네기님에게 줄 불릿 킹을 낼름 먹고 도망쳤다면 꽤 재미있었을 것 같다고 말하시지만, 나는 조금 전까지 같이 불릿 킹을 위해 머리가 멍해질 때까지 월 스트리트 임무를 돌았던 동료에게 그런 잔인한 짓을 할 정도로 나쁜 사람이 아니다.
물론 페로님이 말씀하신 것도 장난으로 먹고 네기님에게 다시 주는 것을 이야기하신 것이겠지만, 내 감성은 그런 사소한 장난조차 괴로워한다.
아무튼 페로님이 주신 불릿 킹의 맛, 잊지 않겠습니다! 충성충성.
이번에 네기님이 달콤한 꿈이 나왔다며 "이거 쓸 사람 있어요?"라고 하시길래 냉큼 손을 들었다.
달콤한 꿈은 빨간색 몹과 보라색 몹에게 근접 공격을 하면 무조건 한 방에 죽이는 특수 효과를 갖고 있다.
이걸 어떻게 실용적으로 쓸지는 잘 모르겠지만, 전설 난이도에서 블랙 터스크 지원병이 설치하는 지원소가 터무니없이 사기적이기 때문에 지원소 설치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지원병 암살용으로 달콤한 꿈을 들고 달려가서 지원병에게 냅다 근접 공격을 해 죽인 후 나도 주변 적의 집중포화에 죽는, 카미카제 전술이 있다고는 들었다.
저번 글에서 내가 '비비안 콘리의 머리를 권총으로 쏘고 놀지는 못하겠네'라고 했었던 것 기억하는가? 그 말 취소다.
오늘 좌초된 유조선 임무를 매치메이킹으로 했는데, 비비안 콘리가 폭탄으로 자폭하지 않고 그 대신 기묘한 자세를 취한 시체를 남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