숲의 책 월드 임무가 모두 끝나긴 했지만, 아직 모든 것이 끝난 건 아니다.
평안한가.
대놓고 '나 수상한 사람이오'라고 말하듯, 만나자마자 하는 대사가 "임무를 어떻게 해야 할까…"이다.
나도 딱히 아는 건 없지만
이 거짓말쟁이.
그러니까 한 번 실종되었다 다시 돌아온 아이들인 수다베, 카부스, 이오탐 모두가 알폰소의 말을 듣고 숲으로 갔다.
한두 번은 그렇다 쳐도, 세 번은 너무 수상하지. 우연이라기에는 너무 공교롭지 않은가.
지가 보내 놓고 어쩜 저렇게 뻔뻔한 말을 할 수 있을까?
아이들이 무사히 돌아올 수 있었던 데에는 아란나라의 도움이 매우 컸으니, 알폰소에게 아란나라의 이야기를 해주자.
페이몬이 "우인단 녀석들 진짜 너무하네!"라고 하자, 알폰소가 아무런 말을 하지 않는다.
거 봐. 역시 우인단과 뭔가가 있다니까.
굳이 이렇게까지 해야 했냐고? 페이몬에겐 이런 이야길 들려주고 싶지 않으니까.
알폰소의 말대로, 일단 자리를 옮긴다.
처음 숲의 책 임무를 진행할 때는 경황이 없어 알아채지 못했지만, 여행자는 지금껏 알폰소에게 자신의 이름을 밝힌 적이 없다. 라나 역시 그렇고.
이건 내가 선택지를 잘못 고른 것 같다.
하지만 이미 정황상의 증거는 충분한걸. 그게 중요한가?
아, 애들은 죽거나 다쳐도 되지만, 라나는 안된다? 거 참 숭고한 목적일세.
어느 정도 예상했던 바지만, 알폰소는 우인단의 손에 키워진 고아였다.
이나즈마에서 만난, 나루카미 다이샤에 잠입한 스파이 역시 고아 출신이었지.
수메르가 나오기 직전, 우인단 PV가 공개된 적이 있는데 난 정작 그 PV를 보지 않았다.
아를레키노가 고아원을 운영하는 건 선의에서 비롯된 것이 아니라, 우인단에 쓸 인적 자원을 원활히 수급하기 위해서라고 들었다.
내 기억이 맞는다면 도토레는 매드 사이언티스트일 텐데? 저번에 유적을 탐사하며 발견한 쪽지에도 도토레의 본명이 적혀 있었던 거로 기억한다.
흥, 연구 자원이나 인적 자원이나 거기서 거기지.
어디서 들은 건진 정확히 기억나지 않지만, 우인단이 갓난아이까지 실험 대상으로 삼았다는 걸 들은 적이 있다.
우인단은 그냥 인간 말종이라니까?
왜 갑자기 이 녀석이 아란나에게 고맙다고 전해달란 거지?
뭐? 애들을 사지로 보내놓은 주제에 "아이들이 건강하게 자라서 착한 어른이 됐으면 좋겠어"라고?
혹시 뇌 기능에 문제가 있는 건 아니지?
그래. 이런 뒤숭숭하고 불편한 이야기는 모르는 게 낫다.
무슨 말을 하는 건지 조금은 알 것 같지만, 그래도 알폰소는 이미 선을 넘었다.
지금 여기서 알폰소를 잡아 죽이는 방법도 있지만, 그냥 보내기로 했다.
돌아갈 곳 없이 온 티바트를 정처 없이 떠돌게 만드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지.
'영원히 숲에 속하지 않는 아이'라는 업적을 얻었다.
여기서 끝인 줄 알았는데, 같이 원신을 하던 지인이 잃어버린 모밭의 신상에 가보라고 하기에 가보았다.
수계 늑대가 조사 포인트 근처에 모여있다.
수계 늑대를 모두 잡고, 조사 포인트를 조사하니 웬 종잇조각이 나온다.
아, 이래서 여기로 가보라고 한 거였구나.
알폰소는 여기까지 왔다가 수계 늑대에게 그대로 갈기갈기 찢긴 듯하다.
여기에 수계 늑대가 있는 걸 알고 죽으려고 온 것인지, 우연히 수계 늑대를 만나 죽은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앞으로 「알폰소」를 볼 일은 영영 없겠지.